2008년 9월 18일 목요일

[REVIEW] 부산, 하우젠컵의 목전에서

    9월 17일 수요일, 홈경기를 창원까지 가야한다는 이유로 과감히 포기하고, 요즘 부산의 경기력도 감상할 겸 부산아시아드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변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경기 내내 팀의 모습과 함께 호흡하고 아까워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 날 경기는 부산의 일방적인 공세가 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경고가 7장-양상민과 김창수의 퇴장을 포함해서-이나 나오면서 경기가 치열하게 진행되었고, 결국 경기는 0 - 0 무승부로 끝이 났습니다.

 

1. 선발 라인업

 

ㄱ. 부산(4 - 4 - 2)

 

                  정성훈

            구아라

김승현                        박희도

            도화성

                 서동원

주승진                        김창수

          파비오    홍성요

 

                 이범영

 

ㄴ. 수원(4 - 4 - 2)

 

            서동현

                    배기종

이관우                      박태민

            백지훈          

                  안영학

양상민                      송종국

          마토     곽희주

   

                 이운재

 

- 이미 하우젠컵 플레이오프 진출이 결정된 수원은 이번 주말 리그 경기를 위해 체력을 비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주 부상이 끊긴 이천수를 제외하고서라도 에두, 신영록 등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차범근 감독의 모습이었고, 반면에 부산은 하우젠컵 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였기에 베스트를 기용하면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1. 전반전

  초반부터 부산의 적극적인 공세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정성훈의 헤딩과 활발한 움직임은 어딘가 2% 부족해 보인 구아라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특히 앵커 서동원이 찔러주는 양쪽으로 벌리는 패스를 통해 윙어들이 수원의 측면을 활발히 공략하는 모습이었구요. 양쪽 윙들의 크로스가 정성훈, 구아라 등 전방의 투톱에게 꾸준하게 연결되었고 루즈볼이 양쪽 윙들이나 도화성에게 자주 걸리면서 위협적인 중거리슛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운재의 선방에 막히거나 골문을 살짝 비껴나가기 일쑤였죠. 하지만 부산은 19분 구아라가 부상당해서 안정환과 교체당하면서 공격이 약간 멈칫하게 됩니다. 부산은 안정환이 투입되자 공격 템포가 약간 느려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9분, 서동현이 홍성요와 부산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경합을 하면서 넘어졌지만 류희선 주심은 페널티킥을 주지 않고 경기를 진행시켰습니다. 페널티킥을 주기에도, 반칙이 아니라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 어드밴티지를 주고 넘어간 것 같습니다. 30분 이후 수원은 배기종과 백지훈의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공격 활로를 만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43분, 안정환이 측면에서 올려 준 크로스를 정성훈이 슈팅으로 연결했습니다만 아쉽게 골대를 넘겼습니다. 전광판 시계가 멈추고, 4분 간의 추가시간 도중 부산의 김창수와 수원의 양상민이 신체 접촉으로 인해 퇴장당하게 됩니다. 양상민이 먼저 김창수의 머리에 손을 댔고, 김창수가 그에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양상민은 레드카드, 김창수는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게 되었습니다. 차범근 감독은 박태민을 빼고 이번 시즌 왼쪽 풀백으로 여러 번 출장한 적 있는 김대의를 투입하면서 포백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격 숫자를 하나 포기하는 모습이었고, 황선홍 감독은 서동원에게 김창수의 역할까지 맡기면서 수비라인과 공격을 같이 잡겠다는 의도의 전술 변화를 줍니다.

 

2. 후반전

  후반은 수원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47분, 김대의가 오버래핑을 해 올라와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습니다만 아쉽게 골대를 빗나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정성훈이 오른발 슈팅을 했습니다만 이운재가 공을 쳐냈습니다. 그 뒤로는 양팀의 선수들은 체력적 부담 때문인지 활발한 공격을 펼치지는 못했습니다. 서동원 선수가 오른쪽 풀백의 롤마저 부여받는 바람에 양쪽 윙에 볼을 배급하는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부산의 양쪽 공격마저 상당히 약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차범근 감독은 52분 이관우를 빼고 김성근을 투입하면서 김대의를 공격으로 올립니다. 거기다가 62분 배기종 대신 에두를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웁니다. 황선홍 감독은 78분 한정화, 85분 송태림을 투입하면서 상당히 느린 수원의 양쪽 풀백을 공략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만 결국 수원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습니다. 로스 타임이 3분이 주어지고 에두의 골이 부산 네트에 꽂혔습니다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산이 공격을 진행하려 하자 류희선 주심은 경기를 서둘러 중단시키며 의문을 남겼습니다.

 

3. 감상평

  전체적으로 부산의 페이스로 진행되는 모습의 경기였습니다. 중간중간 수원의 역습이 있었습니다만 예전의 경기처럼 그렇게 날카로운 모습은 아니었구요. 오히려 부산이 양쪽 윙의 활발한 공격을 이용해 수원의 측면을 공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수원은 송종국과 김대의의 뚜렷한 노쇠화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것같습니다. 페예노르트에서 돌아온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던 송종국은 17일 경기에서 손을 사용한 반칙만 여러 개를 범하면서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부산은 안정환이 볼을 흘려주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흘려주거나 중앙에 침투해서 헤딩을 해야 할 타이밍에 중앙에 침투를 하지 않는 등 자신감이 상당히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심판판정마저 애매한 것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수원은 이미 하우젠컵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고, 부산은 경남과 수원의 남은 1경기 결과를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과연 B조에서 하우젠컵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될 마지막 한 클럽은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