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3일 금요일

[ACL] 수원의 인상적인 아시아 무대 복귀

.  2005년 이후로 4년만에 아시아 무대로 돌아온 아시아 전통의 강자 수원이 일본의 명문 카시마 앤틀러스를 상대로 빅버드에서 경기를 가졌습니다. 경기는 4-1이라는 수원의 대승으로 마무리되었는데요, 최근 J리그 클럽들을 상대로 한 저조한 K-리그 클럽들의 성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는데 그 우려를 멋지게 불식시킬 만한 경기였습니다.

 

. 수원 포메이션 (3-4-1-2)

 

                   에두

                              이상호

                       백지훈

김대의        박현범    송종국        홍순학

 

           알베스  리웨이펑  곽희주

 

                        이운재

 

.  전반전은 중반까지 전체적으로 카시마의 페이스였습니다. 다닐로와 마르퀴뇨스의 개인 전술을 이용한 공간 창출, 그리고 후방에서 수원의 측면 뒷 공간을 노리고 들어오는 스루 패스는 수시로 수원의 골문을 위협했습니다. 특히 투톱과 양쪽 윙이 수시로 스위치를 하면서 수원은 힘든 행보를 보일 것 같았습니다. 카시마는 마르퀴뇨스와 다닐로의 득점력에 기대를 해 보았지만 그들의 슛은 모두 이운재의 가슴에 안기고 말았습니다. 카시마의 연이은 측면 공략에 차범근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송종국 선수를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풀백으로 내리면서 전술 변화를 시도합니다. 전술 변화는 주효했죠. 다닐로의 왼쪽에 집중되던 공격은 송종국의 강력한 수비 앞에 약화되기 시작했고, 오히려 수원이 긴 패스로 카시마의 수비 뒷 공간을 노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44분, 김대의의 프리킥이 수비를 맞고 나온 것을 리웨이펑 선수가 오른발 슈팅으로 노련하게 득점을 기록합니다. 바로 슛을 했다면 발이 잘못 맞아 크로스바를 넘어 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공을 끝까지 보면서 침착하게 차는 모습이 정말 노련했습니다. 수원의 전반 늦은시간 득점으로 상황은 1-0. 카시마 선수들은 당황했는지 실수를 연발하기 시작합니다. 46분, 김대의와 자리를 바꾸어 왼쪽으로 넘어간 홍순학이 파 포스트로 멋진 크로스를 연결했고, 수비의 마킹을 받지 않고 있던 에두가 오른발로 살짝 건드리면서 추가골을 기록합니다.

 

.  후반전은 수원이 완벽히 지배했습니다. 후반전 초중반까지 다이렉트 패스로 상대를 공략하던 수원은 미드필더를 완전히 장악하자 짧은 패스로 상대를 공략하기 시작합니다. 좋은 수비를 보여주던 카시마의 수비진은 전의를 완전 상실하여 뒷걸음질치기 바빴고, 가끔 들어오는 수원의 긴 패스에 쩔쩔 매면서 쉽게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차범근 감독은 서동현 선수와 함께 교체로 들어와서 공격 포인트를 꾸준히 올려주고 있는 2년차 조용태 선수를 투입합니다. 그러다 82분, 다시 오른쪽으로 이동한 홍순학 선수가 드리블 해 들어가다가 날린 왼발 슈팅이 골리를 맞고 들어가면서 점수는 3-0이 됩니다. 차범근 감독은 이어 86분 이현진을 투입하면서 공격에 고삐를 당깁니다. 91분, 수원은 왼쪽으로 파고 든 조용태가 내준 볼을 박현범이 다이렉트로 슛하면서 추가골을 넣습니다. 승부는 이미 결정 된 상황에서 곧이어 카시마의 마르퀴뇨스가 1골을 기록하지만 뒤쫓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  카시마와 수원이 비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 클럽이 각각 전 후반을 지배했는데요. 하지만 카시마는 수원의 전술 변화 후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초반 느슨하게 풀어줬다가 후반전에 순간적으로 조이는 수원의 전형적인 모습에 그대로 당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카시마는 홈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려고 할 텐데, 빅버드에서 패배를 발판삼아 수원의 유연한 전술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조별 단계를 1위로 통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6개:

  1. 아무래도 두 팀이 맞붙어 본 적이 없으니까 많이들 당황스러웠을꺼야. 이럴땐 기선제압이 짱이라능.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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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것도 나름 징크스가 될지도 몰라도 챔스를 보면 잉글랜드 클럽은 스페인에서 몇년간 이겨본 적이 없다.. 뭐 이런 징크스 있고 그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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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잘봤습니다.^^



    초반에 느슨하게 풀어줬다가 순간적으로 조인다는 표현은 참 좋게 들려요. 그렇지만 실제로 경험하면 똥줄이란걸 느끼게 되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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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lueshine - 2009/03/13 22:51
    제 3자이니까 그런 표현을 쓸 수가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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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hellingFord - 2009/03/13 22:27
    일단 아시아에서 제일 유럽적인 축구를 하는 클럽인 수원이 아시아 왕좌에 복귀하는 건 하루 이틀 일일듯 ㅎㅎ



    뭐 일단 징크스는 차치하고서라도 수원의 경기력은 선수들이 막 빠져도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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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띠용 - 2009/03/13 20:35
    그렇겠죠? ㅋㅋ

    아 부산도 빨리 아시아 복귀해야 하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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