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0일 토요일

[KBO] 홈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해 낸 롯데

6월 19일 금요일 오후에 사직에서 펼쳐진 롯데와 기아의 경기는
그야말로 투수전이었습니다.
양 팀의 선발 장원준과 구톰슨의 깔끔하고 자신감 넘치는 투구는 보는 이들이 손에 땀을 쥘 정도였습니다.
7회초까지 2-1의 치열한 투수 싸움을 이어가던 두 팀은
7회초, 2회초와 비슷한 상황-볼넷 이후 안타로 실점-을 다시 맞이한 롯데가 한 점을 더 내주며 패배에 다가서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투아웃 상황에서 104개의 공을 던지고 들어간 장원준을 대신한 카드는 작년 마무리였지만 멘탈이 달리는 바람에 올해 지거나 이기는 상황에서 자주 나오고 있는 우리의 '임작가' 임경완. 그는 들어가자마자 만루를 만들면서 예전의 그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임작가는 '형저매' 최희섭 선수를 깔끔한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극복했고, 7회말 롯데의 공격에서 홍성흔이 선두 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승부는 점점 알 수 없게 흘러갑니다.
8회 말, 기아의 조범현 감독은 승리를 굳히겠다는 생각에 요즘 폼이 좋은 한기주 선수를 마운드에 올립니다. 지난 2경기에 출장을 했지만 그래도 한기주의 실력에 기대를 걸어 보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예상은 적중했는지 결국 8회말을 무사히 넘기고 9회로 접어듭니다.
임경완의 호투와 야수들의 좋은 수비 속에 9회 초를 잘 넘긴 롯데는 9회 말 결국 영화를 하나 찍고 맙니다. 7회말, 추격에 불씨를 당기는 홈런포를 가동했던 홍성흔이 땅볼로 물러난 후, 요즘 롯데팬들 사이에서 꾸준하게 걱정(이라 쓰고 까임이라 읽습니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카림 가르시아가 타석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가르시아의 평범한 뜬공을,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굉장히 멋진 수비를 보여주던 2루수 김종국이 잡아내지 못하면서 내야 안타가 나옵니다. 그리고 로이스터 감독은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에 발빠를 외야수 이승화를 대주자로 기용합니다. 거기에 터진 어린 선수 김민성의 안타에 상황은 2사 1,3루. 그리고 연이어 정보명의 유격수 쪽으로 빠지는 멋진 내야안타가 나오면서 3-3 동점을 만듭니다. 이제 타자는 최기문을 대신해 나온 대타 강민호. 상황은 2사 1,2루. 강민호는 한기주의 초구 슬라이더를 정확히 받아쳐 결국 끝내기 홈런을 기록해 냅니다. 롯데는 홈에서 9회 말 역전승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대구 원정에 이어 3연승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강민호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한)기주가 직구를 잘 던지는데 저에게는 변화구를 자주 던지더라구요. 거기에 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네, 맞는 말이었습니다. 한기주 선수는 빠른 직구를 주 무기로 삼는 선수고, 특히 우타자가 나왔을 때 바깥쪽 빠른 공에 애를 먹기가 십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변화구의 장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약간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기주 선수의 발전을 기대합니다. 언제까지 '속이 꽉찬 남자 99.9~♪' 라는 놀림을 들을텐가!! 라는 생각도 드네요 =)
어찌되었든 홈에서 롯데는 멋진 역전승을 일구어 냈고, 기아는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두 팀 다 멋진 투수전을 보여주었기에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롯데가 기아와 하는 홈 3연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가면 좋겠군요^^ 그에 더불어 홈 3연전 동안 김주찬 선수의 20도루 기록도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댓글 2개:

  1. 한기주는 우선 수술부터 필요할 것 같아요.ㅠㅠ



    살도 좀 빼구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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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ueshine - 2009/06/21 01:22
    그래도 빠른 직구는 정말 위력적이더군요.

    몸상태를 조금 더 끌어올리고 변화구 한 두가지를 장착한다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될 거라 생각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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